한국 육포보다 '달달'…나스닥 가는 '中 살라미' 공장 가보니 [현장+]

입력 2024-03-12 07:31   수정 2024-03-12 09:57


코스닥 상장사이자 140년 역사의 중국 육가공 전문업체 윙입푸드가 나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6년 전인 2018년엔 한국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연 매출은 1500억원 이상으로 신제품 개발, 수출 확대 등으로 추가 외형 성장을 꾀하고 있다. 다만 회사를 이 정도 규모로 키운 근간은 다름 아닌 살라미, 베이컨 등 육가공 식품이다. 지난 8일 기자는 중국 광동성 순덕시 소재 윙입푸드 본사를 방문해 윙입푸드의 살라미를 전통식으로 직접 만들어봤다.

중국식 살라미는 오랜 기간 현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음식이다. 광동지방 등 중국 남부지방에서 주로 소비되고 있다. 한국의 육포보단 달고, 고량주가 들어가는 만큼 술 향이 잔잔하게 나는 게 특징이다. 이 지역 사람들에겐 김치 격으로 자주 먹는 반찬이다. 김치가 그렇듯 볶음밥이나 다른 음식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살라미는 윙입푸드가 1886년 청나라 시절 중국 내에서 처음 상업화했다.
현재 살라미는 전통 제조 기법에 자동화 공정이 더해 대량 생산된다. 하지만 과거엔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제조 방법은 간단했다. 먼저 고기를 다져 소를 만든다. 이후 피 안에 소를 넣고 묶어주면 끝이다. 흡사 순대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해 보였다.

하지만 생각만큼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피를 깔기에 끼우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얇은 피가 찢어질 것 같아 조심스럽게 다루니 손에서 그만 놓쳐버리기 일쑤였다. 소를 피 안에 넣을 때도 꽤 노하우가 필요했다. 이 정도면 하루에 몇 개 못 팔겠다 싶었다.

다진 고기를 피 안에 다 넣으면 바늘로 기포를 빼준 뒤 구역별로 매듭지어주면 된다. 이렇게 완성된 살라미는 약 7일간의 건조 과정을 거친다. 지금은 자체 건조설비를 도입해 건조하는 만큼 과거엔 이보다 건조 시간이 더 걸렸다. 포장, 금속 테스트까지 진행하면 추가로 4일이 더 소요된다. 이렇게 생산된 살라미는 대형마트, 직영점, 온라인 쇼핑몰, 대리상 등을 통해 고객에게 판매된다.

회사는 전통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최근 냉동·간편 제품에 대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냉동 식품 중에선 특히 건강식·대체육 제품 개발에 뛰어든다. 구체적으론 저지방·닭고기·대체육을 활용한 건강식을 출시하겠단 계획이다. 팬데믹(세계적대유행)을 거치면서 건강한 음식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확산되고 있지만, 시장 규모는 아직 작은 만큼 일찌감치 이 시장에 진출해 선점하겠단 게 회사의 전략이다.

나스닥 상장도 식물성 대체육 시장의 선두주자인 미국 기업과의 협력·미국 기업 인수 등을 고려해 결정한 측면이 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투자금도 건강식 개발, 생산설비 확대, 인수합병 자금 등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왕현도 윙입푸드 대표는 "식물성 고기 제품을 출시하면 연간 기준 20%가량의 매출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광동성(중국)=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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